개발사 : 화이트데이

출시년 : 2001.9.25


손노리에서 내놓은 역작으로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호러 어드벤처 장르를 채택하여 공개 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완성도는 나름 훌륭하였으나 주목도에 비해서 흥행은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화이트데이 고스트 스쿨 (1999)


화이트데이의 초기 버전을 먼저 거슬러 올라가보자. 화이트데이는 1998년 처음 개발이 공식 발표되었다. 초기 버전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데 첫 제목은 "화이트데이 : 고스트 스쿨"이라는 제목이었다. 손노리에서 독자개발한 "왕리얼 엔진"으로 제작에 착수하였으며, 지금과 같은 1인칭 아닌 3인칭 시점으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고스트 스쿨의 경우 홍보영상만 만들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처음에 나왔던 고스트 스쿨은 강철제국에 실려있던 홍보 동영상만 유일한 자료라고 한다. 개발 초기버 전에서는 이희민의 머리가 위의 동영상과 같이 삐죽머리였으며 V챔프에서는 초기 3인칭으로 개발되던  버전의 스크린샷이 소개되기도 하였다. 저 이희민의 모습이 이원술 사장과 닮아서 짤렸다는 모종의 소문이 있으나 사실무근의 루머로 추정된다. 





















화이트데이 피의 축제 (1999~2000)


고스트 스쿨 이후 개발방향이 수정되어 상당 부분 바뀌었다고 한다. 개명된 버전은 "화이트데이 : 피의 축제"라고 한다. 3월 13일 일어나는 피의 축제는  "한소영, 송윤아, 오명숙, 이주혜, 가일현, 인협, 기수" 등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퇴마사도 등장한다고 하는데 이 시점에서 작품이 1인칭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피의 축제 역시 출시되지 않았고 현재는 스샷만 남아있다. 너무 잔인해서 출시를 못했냐느니, 사실은 베타테스터가 가지고 있다느니 뜬구름 잡는 소문이 있지만 아무래도 개발방향 선회 및 경험부족에 의해  못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결정적으로 출시가 늦어진 이유는 악튜러스 때문이었는데 손노리 측에서 그라비티와 공동으로 악튜러스 개발을 하고 있던 중이라 화이트데이 제작에 전력을 쏟을 수 없었고 그 결과 제작이 지지부진하였다.















화이트데이 : 유령학교의 비극 (2000년) 


피의 축제를 갈아엎고 새롭게 제작한게 유령학교의 비극이라고 한다. " "화이트데이 유령학교의 비극 : 3월 13일날 밤"이라는 제목으로 개발이 제작되었는데 악튜러스 발매와 동시에 시디에 수록된 홍보 동영상이 남아 전해져 오고 있다. 유령학교의 비극은 피의 축제 만큼이나 유명한데 이유인즉슨 2000년 영국 ECTS 게임쇼에 참가했을때 개발자 데모가 유출되었기 때문이다.  위자드 소프트의 "프레스 키트"로 그만 유출되는 바람에 오늘날까지 돌아다니고 있으며 오늘날 속칭 "구버전"이라고 잘 알려져 있는 물건이다.


초반 전개는 현버전과 비슷한데 현재버전에서는 나오지 않는 야광봉의 아이템등이 있다. 해외에서 선보이는 것이라 그런지 영문자막이 나오며, 게임 시스템도 심각하게 불안정하다. 버그도 많고 (심심하면 땅으로 꺼진다) 2층에 올라가면 교실맵도 다 만들어져 있지 않다. 주인공의 동작도 너무 느린 탓에 수위의 몽둥이 질을 피하기 힘들다.  글쓴이의 기억만 놓고보자면 원 출처가 "게임샷" 사이트로 알고 있었는데 동영상으로 올라온게 알고봤더니 유출용 데모였고 게임샷에서 급하게 삭제하였지만 이미 퍼질대로 퍼진뒤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 유령학교의 비극 동영상 마지막 부분에 지하철 맵을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멀티플레이 맵이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 나온 것과는 비슷하기는 하지만 일부 면에서는 (예로 양동이를 들고 다닌다던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 (2001)


2001년 9월 25일 드디어 3년간의 개발기간과 6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호러 어드벤처 게임 화이트데이 :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이 출시되었다. 줄거리는 역시 초기 방향성과는 큰 차이가 없다. 주인공 이희민 (변경가능) 이 좋아하는 여자애의 책상 서랍에 사탕을 넣으러 갔다가 학교에 갇혀버린 지지리도 운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학교에 갇히게 되는 와중에서 몇명의 여자아이가 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한소영, 성아, 설지현 등이 있었다. 또한 남자 한명이 있었는데 그는 수위에게 게임초반에 끔살당하고 말았다. 어찌되었던 학교에는 귀신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하고 손달수와 이봉구 수위는 귀신이 씌워버리는 바람에 학생들을 두들겨패죽이려고 한다. 이희민은 학교의 비밀을 풀어내고 부적을 수집하여 원혼들을 달래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게임의 그래픽은 오늘날 보자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1년의 기억을 보자면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손노리에서 자체 제작한 왕리얼 엔진이 사용되었는데 당시 손노리가 내세운 왕리얼 엔진의 장점으로 "넓은 맵"을 한번에 연산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있었다. 물론 오늘날 시점에서는 장점으로 부각하기 어렵다. ㅡㅡ; 


또한 인물 텍스쳐의 경우는 자연스런 표정연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등 상대적으로 실망스럽기는 하나 게임의 궁극적 목표였던 공포감 조성은 잘 표현해준 듯 하다. 또한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일등 공신은 바로 "사운드"였다. 1975년 초연된 황병기의 가야금곡 "미궁"이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었는데 현대 무용가 홍신자님이 토해내는 귀기어린 목소리는 게임 속에서 진짜 여자가 한이 맺힌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다.


당초 이 곡의 목적이 인간의 희노애락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는데 얼마나 공포스런 음악이라고 소문이 났으면 3번 전곡 다 들으면 죽는다는 헛소문이 퍼지게 되었을까? 호러게임에 너무 잘 어울리는 바람에 그런 오해를 샀나보다. 


그밖에도 손노리 측에서 게이머들을 위한 편의를 많이 준비하였는데 난이도 조절 및 그에 따른 특전. 그리고 게임속에 숨겨져 있는 손노리군이라던가, 손노리 개발 게임 패키지 등 다채로운 숨겨진 요소가 많았으며 패치를 통해 얼굴스킨 도입 및 똥침추가 등등의 다양한 요소가 도입되어 재미를 주었다. 그밖에 랭킹제를 도입하여 게임을 클리어할때 주는 코드를 이용하여 손노리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자신의 플레이타임 및 랭킹을 알게 해주는 것도 있었으나 정작 버그플레이가 성행하는 바람에 신뢰도는 졸라 떨어졌다. 



허나 물론 장점만 있는 게임도 아니다.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데는 성공하였으나 인공지능에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 귀는 밝은 놈이 정작 인공지능은 허접한데 게임을 즐기다보면 수위의 패턴을 절로 파악하게 된다. 그렇게 하다보면 심심해지게 되고 나중에는 바빠죽겠는데 와서 설치는 모습을 보게 되고 또한 몽둥이 찜질을 강약중강약의 스탭으로 파악하게 되니 오히려 즐기는 수준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하다보면 계단에 끼어서 꼼짝못하거나 교실 책상 사이에서 제자리 걸음을 할때에는 글쓴이도 모르게 동정심이 가게 된다. 





또한 멀티플레이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오재미!"라는 멀티플레이를 도입하였으나 뭐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었고 초기에만 사람이 붐볐지 이후로는 별로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당초 기획시에서는 유령과 학생의 서바이벌 게임등 지금보다는 훨씬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으나 여러가지 여건상 다 잘라버리고 박 터뜨리는 게임만 남았는데 그렇게 썩 사람들이 많이 한것 같아보지는 않다. 


세번째 단점으로는 역시나 손노리의 고질병인 버그가 심각했다는 것이다. 패치를 계속하였지만 버그는 다 고쳐지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리니 안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래저래 한국게임시장에서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그 시도는 참신하였으나 결과는 쪽박을 차면서 우리나라 패키시 시장의 한계를 보여주었던 게임이었다. 손노리가 기울인 완성도에 비해 상업적 결과는 그닥 썩 좋지 않았다. 당초 목표가 6만장에 매출액 15억원을 예상하였으나 실 판매량은 2~3만 정도로 추정된다. 또한 공식홈페이지에서 1만장 판매에 패치 다운로드가 10만회를 넘는다는 개발자의 글이 돌고돌아 각종 유언비어를 양산하기도 하였다. 


화이트데이가 발매될 당시에는 국내에는 와레즈 사이트가 크게 성행하던 시기였기에 정품구입에 대한 의식이 많이 떨어졌으며 이는 화이트데이의 흥행 실패의 요인 중 하나였다. (정확히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는 와레즈가 흥행실패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또한 어드벤처라는 장르적 특성또한 겹쳤으니 신선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어드벤처가 잘 먹히지 않는 장르임을 감안하면 리스크가 좀 큰 편인 게임이 아닌가 싶다. 손노리에서 개발해서 그렇지 모 개발사에서 이런 호러 어드벤처 게임을 제작한다고 했으면 조용히 묻혔으리라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화이트데이는 상업적으로 실패한 게임이 되었고 이후 손노리의 행보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과 패키지의 로망 이후 패키지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콘솔시장과 온라인 쪽을 노리게 되었지만 왕년의 행보만큼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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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s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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